유고가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G8)가 마련한 평화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지난달 28일에 이어 31일 다시 밝힘에 따라 협상이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유고가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NATO도 이같은 유고의 반응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들이 유고의 제의를 검토하자고 주장한데 이어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2일 마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을 EU특사로 유고에 파견해 진의를 확인키로 했다.
물론 아직은 공습을 중단할 단계가 아니라는 NATO의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유고가 이미 2주전부터 G8 평화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는 게 이유다.
특히 미국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유고의 자세변화를 평가하면서도 “(G8이 제시한) 모든 조건들이 받아들여졌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NATO측은 평화안 중 핵심사안인 코소보에 배치될 국제평화군의 성격과 구성에 대한 유고측의 입장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NATO는 유고가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협상을 원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NATO가 지상군 투입문제를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는 지금이라도 협상에 응해야 최악의 경우를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때문에 좀더 공습을 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