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44년만의 자유총선]메가와티 초반 우세

  • 입력 1999년 6월 8일 01시 00분


7일 인도네시아에서 실시된 44년만의 자유총선에서 수카르노 초대대통령의 장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야당 민주투쟁당(PDIP)이 수도 자카르타와 많은 지방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48개 정당이 난립해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얻기는 어렵다. 따라서 개표가 끝난 이후 여러 정당들의 제휴와 연대가 이뤄지고 11월 대통령선거를 통해 출범할 차기 정권도 연립정부를 구성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메가와티가 이같은 합종연횡의 중요한 한 축(軸)을 이룰 것임은 틀림없다.

공식개표기간은 21일까지이나 9일에는 전체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시차 때문에 자카르타보다 2시간 먼저 투표가 끝난 암본에서는 민주투쟁당이 집권 골카르당보다 10배 많은 표를 얻었다고 시장실 소식통이 전언.

자카르타 시내 전대통령 수하르토의 투표구에서도 민주투쟁당 90표, 국민수권당 60표, 골카르당 32표의 분포. B J 하비비 대통령의 투표구에서도 민주투쟁당 2백64표, 국민수권당 1백22표, 골카르당 1백21표가 나왔다.

…국회의원 정수는 5백명. 그 가운데 군부가 지명하는 38명을 제외한 4백62명이 총선에서 선출된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誌)는 4백62석 중 △민주투쟁당 1백40∼1백50석 △집권 골카르당 95∼1백5석 △최대 이슬람정당 국민각성당(PKB) 60∼70석 △제2 이슬람정당 국민수권당(PAN) 60∼70석 △통합개발당(PPP) 40∼50석 △기타 40∼50석을 얻을 것으로 분석.

국회의원 5백명과 지방의회 대표 1백35명, 사회복지단체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지명하는 직능대표 65명 등 7백명으로 국민협의회(MPR)가 10월초에 구성되고 이 국민협의회가 11월에 대통령을 뽑는다.

○…메가와티의 민주투쟁당이 최다득표를 하더라도 그녀가 대통령이 되기는 어렵다고 한 분석가가 전망. 여기에는 여성을 지도자로 삼을 수는 없다는 이슬람적 사고방식도 작용한다는 것.

이 분석가는 민주투쟁당이 군부와 제휴할 가능성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국방장관 겸 최고사령관 위란토가 대통령, 메가와티가 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 위란토는 골카르당의 선택에 따라 하비비 대통령의 대타가 될 여지도 있다고 분석가는 덧붙였다.

○…과격세력이 이슬람국가 건설과 총선거부를 주장해온 수마트라섬 북부 아치에주(州)에서는 무장봉기가 일어나 주민 수천명이 피란가는 바람에 투표가 연기됐다. 이곳은 8∼18일 투표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6일에도 무장반군이 경찰서 2곳, 학교 15곳 등 30여곳을 습격.

○…하비비 대통령은 7일 자카르타 자택 부근 투표소에서 25분간 기다린 끝에 투표. 수하르토 전대통령은 세딸과 함께 투표소에 걸어서 도착, 10여분간 기다린 끝에 투표. 외신은 “과거에는 대통령이 기다린 적이 없었다”며 “총선이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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