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학자. 당시 천동설을 신봉하고 있던 가톨릭계는 지동설을 불경하다고 비난했으며 1616년부터 200여년간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저서를 판매금지 서적으로 분류했다.
요한 바오로2세는 이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뛰어난 과학의 업적”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미CNN방송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92년 교황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다가 가톨릭에서 파문당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359년만에 복권시킨 바 있어 토루니 방문은 더욱 의미가 컸다.
교황은 이날 토루니의 코페르니쿠스대학에서 과학자 1000여명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과학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에게 경탄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교황은 특히 최근 경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생명복제연구를 겨냥한 듯 “현대과학이 자연의 법칙에까지 개입하려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면서 “과학자의 임무는 인류가 직면한 회의론 불가지론 상대주의 허무주의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과 종교의 화해를 여러차례 강조해 온 그는 역대 어느 교황보다 과학기술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는데도 주저하지 않아 지난해부터 인터넷으로 바티칸 미사를 생중계하도록 한데 이어 최근에는 수녀들의 이동전화 및 인터넷사용도 허용했다.
교황은 96년에는 육체적인 관점에서 사실상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인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