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4월에 열린 한러 해운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속초항∼포시에트항∼중국 훈춘(琿春)을 잇는 해륙개통로(일명 ‘백두산항로’) 개설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러시아정부가 최근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93년 한중 해운협상 개통에 합의했다.
이 항로가 개통되면 속초에서 배를 이용해 포시에트항에 도착한 후 버스나 철도를 이용해 훈춘과 백두산 등에 닿을 수 있게 된다.
해양부 관계자는 “관광객이 포시에트항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비자 발급 체제를 구축하는 대로 해운사업자를 선정하겠다”며 “8월15일 광복절 이전에 훈춘 옌지(延吉) 백두산을 경유하는 관광상품이 선보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코스는 25시간이 소요되므로 현재의 인천∼단둥(丹東)∼선양(瀋陽)∼옌지∼백두산 코스(1848㎞,48시간 소요)나 인천∼다롄(大連)∼선양∼옌지∼백두산 코스(1966㎞,52시간 소요)보다 시간이 절약된다.
이 코스의 비용은 167달러(서울∼속초간 항공료 27달러 포함)로 항공편을 이용한 현재의 서울∼베이징(北京)∼옌지∼백두산 코스(420달러)보다 훨씬 싸다.
한편 해양부는 이 항로가 개통되면 중국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중국 동북지역과 우리나라의 운송거리가 1천㎞ 이상 단축돼 교역량이 현재의 연 4억달러 규모에서 1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 나진∼포시에트항∼훈춘을 연결시키는 수송로를 우리 정부가 확보하게 됨으로써 환동해권 교류에 주도권을 쥐게 되고 지린성의 옌벤(延邊)조선족자치주의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해양부는 기대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