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야당 변호사, 타임誌 소송서류 도난

  • 입력 1999년 6월 9일 19시 30분


누가 시킨 도둑일까. 인도네시아에서 44년만의 자유총선이 있었던 7일 수도 자카르타의 야당계열 변호사 사무실에 이상한 도둑이 들었다.

자카르타 시내 중심가 은행건물 안에 있는 변호사 토둥 물랴 루비스의 사무실에 이날 새벽 도둑이 들어 의뢰인들의 서류를 모조리 훔쳐갔다. 현금은 일절 손대지 않았다. 루비스는 ‘정치적 절도’가 아닐까 의심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류 절취의 배후로 의심받는 세력은 일단 수하르토 전 대통령측과 B J 하비비 정권. AFP통신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이번 총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석유갑부 아리핀 파니고로, 사업가 소피안 와난디 등의 서류를 도둑맞았다고 8일 보도했다.

타임은 수하르토의 은닉재산을 보도해 수하르토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당하자 루비스에게 맞대응을 의뢰해 놓은 상태. 수하르토측과 하비비정권은 두 기업가가 야당을 배후에서 지원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단체인 ‘인도네시아 부패감시(ICW)’는 안디 갈리브 검찰총장도 서류절취사건의 배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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