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美 패권주의 비난…코소보사태 견해 밝혀

  • 입력 1999년 6월 9일 19시 30분


중국은 8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코소보 평화안 채택에 제동을 걸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 먼저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나 그 배경은 코소보사태를 미국의 패권주의 및 일극체제 기도로 파악하고 있는 중국의 ‘미국 불신’에 있다.

중국 인민일보가 8일자에 게재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코소보 사태 관련 발언은 이같은 행동의 배경을 보다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장주석은 이날 유럽연합(EU) 코소보 특사로 방중한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과 만나 코소보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네가지로 요약하면서 중국이 유엔 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시사했다.

장주석이 밝힌 코소보 사태에 대한 중국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소보 사태는 21세기 신질서의 향방과 관련이 있다. 냉전 종식 후 세계는 다극화 추세에 있으며 패권주의와 일극체제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

둘째, 지금까지 코소보 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공정하고 정의로웠으며 시비곡직에 근거했다.

셋째, 민족문제를 무력 간섭을 통해 해결하면 후일 또 다른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넷째, 냉전종식 후 유엔 헌장은 더욱 중요한 현실적 의의가 있다.

장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티베트 문제와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 등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간섭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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