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난민 귀환 이후의 ‘피의 보복’을 우려해 코소보주를 떠나려는 세르비아계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비아계 요리사 스토이안카 디미트리예비치는 “우리는 이곳에 살 수 없을 것”이라며 “유고군과 경찰이 떠나는데 누가 이곳에 남겠는가”고 반문했다. 코소보 동부 루자네 마을의 한 농부는 “이틀 동안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짐을 가득 실은 자동차 200대가 근처 도로를 지나갔다”며 “나도 도망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칸전쟁 이전 코소보주 인구는 모두 180만명. 그 가운데 세르비아계는 20만명이었다. 4만여명의 유고군이 철수하면 세르비아계는 알바니아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세르비아계는 특히 알바니아계 무장세력인 코소보해방군(KLA)을 두려워 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에 있는 난민수용소를 방문한 8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은 9일 “두 민족간의 화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