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
미국은 북한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확인하며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북한측에 대화를 촉구하는 선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은 사건 첫날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틀째부터는 북방한계선을 넘었다고 확인하면서도 북한측이 한국의 영해를 침범했다고는 말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한국편을 들지도 못하고 군사적 충돌 자제만을 호소하고 있다.
▼ 일본 ▼
외무성의 한 소식통이 “사건에 관련된 정보는 모두 수집해 놓고 있다”고 말했을 뿐 당국자의 논평은 11일까지도 없었다. 한국 외교통상부나 주일 한국대사관에 문의한 적도 없다. 자체정보채널을 가동하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20일로 예정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전총리의 방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21일의 남북한 베이징(北京)접촉을 앞세워 무라야마 방북 허용여부도 통보해 주지 않고 있는 시점에 북한 경비정 사건이 터져 곤혹스러워 하는 것같다.
▼ 중국 ▼
11일까지도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전혀 게재하지 않았다. 베이징청년보 등 일부 신문만 논평없이 짤막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지난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金永南)과 만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과 주룽지(朱鎔基)총리 등이 한결같이 남북한 관계개선을 주문했다”고 상기, 이번 영해침범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북한측에 모종의 조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홍은택·심규선·이종환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