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은 주가란 맘대로 움직이는 것이어서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는 랜덤워크(random walk)이론이었다.
그러나 앤드루 로 MIT대 교수와 에이 매킨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3월 공동으로 쓴 책에서 이 이론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미 경제전문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랜덤워크이론은 버튼 맬키엘 프린스턴대 교수가 73년 쓴 책, ‘랜덤워크다운월스트리트(ARandom Walk
Down Wall Street)’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책은 지금까지 50만부가 넘게 팔렸고 7차 개정판까지 나온 베스트셀러.
맬키엘은 이 책에서 “정보의 이동속도가 너무 빨라 투자자들은 주가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정보는 공개되는 즉시 주가에 반영돼 주가는 곧 적정치로 수렴한다.
따라서 이미 공개된 정보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주가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의 걸음걸이처럼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로와 매킨리는 ‘진정한 프로’라면 당연히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3월 ‘논랜덤워크 다운 월스트리트(A Non―Ran
dom Walk Down Wall Street)’라는 책을 펴내 맬키엘의 랜덤워크이론을 반박했다.
분석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 노련한 투자자는 주가변동추이의 규칙성이나 저평가된 주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증권사가 박사학위 소지자를 고용하고 고성능 컴퓨터를 거액을 들여 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는 자료분석능력이 뛰어난 고성능 컴퓨터의 등장으로 5년 전만 해도 감지할 수 없었던 주가변동추이의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최근에는 한 개인의 투자 경향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논랜덤워크이론은 과거 랜덤워크이론이 그랬던 것처럼 출현 후 즉각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