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첸부총리는 11일 수도 타슈켄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과 미국은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3일 전했다.
첸부총리는 97년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방미와 98년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중, 올 4월 주룽지(朱鎔基)총리의 방미 등 미중 양국간 우호방문이 지속돼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과 미국 하원의 콕스보고서 공개 등으로 미중갈등이 심각하게 표출된 이후 중국 고위당국자가 미국에 대항하지 않겠다고까지 말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냉전이후의 세계질서를 ‘일초다강(一超多强)’으로 규정해 왔다. 미국을 유일 초강대국으로,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많은 강대국으로 보는 것. 첸부총리의 발언도 중국의 이같은 현실노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중국민들의 반미시위가 며칠째 계속되자 장주석은 “이제 경제를 위해 모든 생활이 정상으로 되돌아가야할 시점”이라고 국민을 설득했다.
이달 들어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정상적인 무역관계’(최혜국대우)를 1년간 연장하도록 미 의회에 요청한 것과 때를 맞추어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에는 반대하지만 미국과의 우호관계는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첸부총리는 중국이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사태 개입을 비난한 것도 이같은 대외정책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설명, NATO군의 유고 공습으로 코소보 지역내 민족간 적대감만 커지는 등 문제가 더욱 복잡하고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NATO군이 78일동안 유고를 공습했는데도 불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평화결의안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태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첸부총리는 3일부터 13일까지 중앙아시아 4개국을 순방했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