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황금시장』외국사간부내한 러시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20분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드와이트 데커 미국 커넥선트 회장은 “이동통신 분야만 놓고 보면 한국은 커넥선트의 가장 큰 고객”이라고 치켜세웠다. 커넥선트는 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 단말기의 핵심부품인 고주파 모듈 시장의 90%를 장악한 업체. 데커회장은 방한기간 동안 유럽에서 채택하고 있는 GSM방식 휴대전화용 칩셋을 한국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휴대전화에 쓰이는 전력공급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국 셈텍은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셈텍측은 “한국시장에서 이동통신 단말기 보호와 수명 연장을 위해 내장되는 정전기 보호용 칩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외국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업계의 휴대전화 생산물량이 올들어 크게 늘면서 한국이 휴대전화 부품의 가장 큰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휴대전화 부품뿐만 아니라 올들어 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의 국내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D램 업계의 두 거인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미뤘던 투자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최근 한국을 찾은 그렉 반 에스 미국 슐렘버제 부사장은 “한국 반도체 업계가 램버스D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슐렘버제의 장비를 써야한다”고 홍보하느라 바빴다. 그의 ‘한국행’은 우리나라가 차세대 고속D램인 램버스D램의 최대 생산국으로 떠오를 것을 염두에 둔 것.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램버스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17일 경주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세마테크(International Sematech) 회의도 반도체 관련 업계의 한국행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는 모토롤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히타치 등 반도체 제조업체와 니콘 노벨러스 베리언 등 장비업체의 경영진이 대거 참석, 반도체 생산공정과 장비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다룰 예정.

현대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관련 업계의 한국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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