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美, 코소보서 발빼기 힘들어졌다』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35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코소보사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주축이 된 국제평화유지군이 주둔하는 방식으로 해결됨에 따라 미국이 코소보에서 영원히 발을 빼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장관은 14일 발행된 미뉴스위크지 최신호에 실린 기고문에서 “미국은 코소보 평화안으로 인해 끝없는 갈등과 게릴라전에 거의 영구적으로 노출됐다”며 코소보평화안은 해결책이 아닌 새로운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키신저는 기고문에서 또 미국과 코소보해방군(KLA)간의 무력충돌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평화안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은 코소보주의 구체적인 독립에 관한 언급이 없는 자치 계획”이라며 “자치를 주장하는 미국과 독립을 주장하는 KLA 사이에 최악의 경우 무장충돌까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키신저는 코소보사태를 계기로 알바니아계 최대 세력으로 등장한 KLA가 독립을 위해 끝임없이 무장투쟁을 벌일 소지가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NATO가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KLA의 무장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했겠지만 이는 실현이 불가능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량학살과 공습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가 화해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양 민족의 충돌을 방지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군이 코소보에서 철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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