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식사회 대비』대학진학 열풍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35분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사회로 알려진 미국. 하지만 ‘지식 사회’의 본격도래를 앞두고 최근 대학진학 열풍이 불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매튜 러너(18)는 미 매사추세츠주내 한 고교 3년생으로 다른 학생들의 우상. 수학능력시험(SAT)에서 영어는 800점 만점에 750점, 수학은 700점을 받아 총점 1450점을 기록했다. 학교 정치행동위원회 회장에 악단의 드럼주자이며 시집을 낸 시인으로 학교내신과 과외활동에서도 완벽한 점수를 받았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하버드 브라운 조지타운 웨슬리언 등 명문대에 입학원서를 보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어느 대학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원서를 낸 매사추세츠대에서만 합격통보가 왔다.

매사추세츠주 터프츠대의 경우 원서를 낸 1만3500명 중 1200명만 입학을 허용했으며 SAT성적 만점을 받은 최우수학생들도 3분의 1 가량 탈락했다.이처럼 성적 우수자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가 어렵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내 대학진학 희망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

미국내 4년제 대학의 올 가을 등록생 수는 148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0만명 늘어 미 역사상 최다. 올해 고교 졸업생은 280만명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대학입학할 무렵이던 77년의 320만명보다 40만명 적다. 그러나 대학진학 희망 비율은 당시 50%보다 27%포인트나 높은 67%로 추산된다.

펜실베이니아대 고등교육연구소 로버트 젬스키 소장은 “고교내 직업교육 이수자가 절반으로 줄었으며 교외지역 고교의 경우 졸업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면서 “대학진학 열풍은 무엇보다 세계화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호황으로 형편이 좋아져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국경 없는 세계경제전쟁’에서 이기려면 고급지식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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