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은 교전이후 세계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분쟁지역’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반도가 1위로 꼽혔다고 16일 보도했다. 3만302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한반도가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7%인 1만2174명이었고 발칸반도(24%) 중동(18%) 중국(15%) 중부 아프리카(5%)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CNN은 “이번 조사는 전세계인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7일자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한국측 인원들의 평양방문을 일시 중지한다고 발표한 사실을 전하면서 “서해교전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는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괴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운 계산에서 나온 것 같다”며 “한국과의 경제교류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는 북한이 경제적 실리는 포기하지 않은 채 교전에 대해 보복하고 향후 정치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매우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특히 “서해 교전은 미국정부의 대북화해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교전이후 북한이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설령 받아들이더라도 미 의회가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빌 클린턴 행정부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무모하거나 어리석은 짓을 할 때마다 미 행정부내에서는 북한이 약속을 어길 것이라는 믿음만 커질 뿐”이라며 “이번 교전은 우발적 대결이 아니라 수일간 지속된 대치상황의 결과로 일어난 것이었기 때문에 미 정부는 매우 크게 동요됐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주한미국대사는 “한국정부가 햇볕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한국국민 사이에 자신감이 커진 신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17일 외무성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회의를 열고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한 총격전과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준비보도 등 한반도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회의에서 자민당 의원들은 “남북한 충돌사건 등으로 일본 국민 사이에 불안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한반도 관련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히 제공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릴 주요선진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출국직전 일본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미사일 발사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도쿄(東京)의 한 소식통은 “일본정부와 언론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남북한간에 전면적인 군사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17일 인민일보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남측 인사 방문제한 발표를 평양발 신화통신을 인용해 상세히 소개하면서 북한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무력충돌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에도 한국함정이 북한영해를 침범해 북한해군의 정상적인 순찰활동을 방해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측 반응을 소개하면서 “한국은 북방한계선을 해상경계선으로 보고 있다”는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의 발언과 “한국은 실력을 토대로 영해를 굳게 지키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 신문들은 북한측 주장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한국의 야당과 일부 언론이 서해 교전을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너무 유약하고 감상적이라고 비판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비판은 정당성이 거의 없으며 현시점에서는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김대통령은 통찰력과 냉철한 판단으로 지금까지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칭찬을 받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도쿄·베이징〓홍은택·권순활·이종환특파원·베를린연합〉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