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파악된 미국 국무부의 분위기는 “핵시설로 판정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이 없다”는 것. 따라서 금창리 문제에 관한 한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사안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간 서해교전사태가 벌어지고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추가발사 징후가 포착된 시기에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주제’보다는 ‘부제’가 핵심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온갖 현안들이 논의되겠지만 무엇보다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저지가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의 미국측 대표로 지명된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의 가장 큰 임무 또한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억제가될전망이다.
카트먼 특사의 설득이 얼마큼 주효할는지는 미지수다. 카트먼 특사와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金桂寬)외무성부상은 지난해 8월 뉴욕에서 협상을 벌이던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는 두 사람 역할의 한계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최근 북―미간에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과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의 대화채널이 새로 개설된 점으로 볼 때 이번 베이징 회담의 성격은 현안타결이 아니라 협상분위기 성숙을 위한 장애요인 제거, 또는 이를 위한 대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윤영찬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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