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륙 미신 넘친다…유골 도굴등 잇따라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1일 ‘과학을 숭상하고 미신을 타파하자’는 제목의 논평을 크게 싣고 미신에 현혹되지 말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이 신문은 “최근 몇년 사이에 미신이 급속히 고개를 들어 일부 당간부들까지 미신을 믿는 등 유심주의(唯心主義)의 포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신과 싸워 이기려면 마르크스주의와 유물론 사상의 기치 아래 과학학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평이 나온 것은 우선 중국에서 미신으로 인한 괴기한 사건이 최근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기 때문.

6월초 산시(山西)성 공안당국은 허진(河津)시 일대에서 무덤 120여기를 파헤쳐 유골을 훔친 40대 남자를 체포했다. 궈(郭)라는 이 남자는 우울증으로 고민하던 중 꿈속에서 사람의 유골을 수집하면 나을 수 있다는 신선의 말을 듣고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

2월에는 산시(陝西)성 우치(吳旗)현에서 처녀 시신을 전문적으로 훔쳐 팔아온 일당이 구속됐다. 산시성 일대에서는 죽은 처녀총각들을 영혼결혼시키는 풍습 때문에 시신 도굴이 빈발해 왔다는 것. 시신은 1구에 7000위안(약 91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주 관상 풍수 성명 등을 보는 점(占)집도 크게 늘었다. 자유롭게 가게를 열고 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되면서 상호나 입지선정을 위해 점을 보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

한 전문가는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사상의 퇴조 및 개혁개방으로 주민들이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틈을 미신이 파고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많은 관측통들은 중국 당국이 최근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파룬궁(法輪功)을 특히의식한듯 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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