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94년 고려대 생물학과를 졸업, 현재 미국 브라운대의대의 분자생물학과 박사과정인 정준일(鄭准壹·29)씨. 그는 세포의 분열과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섬유모세포성장인자’(FGF)의 일부가 ‘백지상태’인 세포에 신호를 전하면 간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밝혀내고 이 내용을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다세포생물의 수정란은 계속 분열하다가 내배엽(內胚葉) 중배엽(中胚葉) 외배엽(外胚葉)의 세 세포층으로 이뤄지는 ‘삼배엽기’에 이른다. 정씨가 밝힌 것은 중배엽의 특정부위에서 나온 FGF1,2가 내배엽의 세포에 신호를 주면서 간세포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곧이어 FGF8이 나와 간세포의 성장과 조직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 정씨는 쥐의 미성숙세포에 이들 단백질을 투여해 간을 만드는데 성공했다.정씨는 “사람의 인공간 제조에 응용해 간경화 간암 등의 치료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씨의 지도교수인 켄 자렛박사는 “이 연구가 질병치료에 곧바로 활용되기엔 이르지만 각종 간질환을 치료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