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회담 장소옮겨 개최…북 『태극기 게양』트집

  • 입력 1999년 6월 25일 23시 15분


26일 오전10시 속개되는 중국 베이징(北京) 남북 차관급회담의 장소가 회담장의 태극기 게양문제 때문에 1차 회담(22일)장소였던 켐핀스키호텔에서 차이나 월드호텔로 옮겨 열리게 됐다.

한국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는 25일 “북한과 오늘 오후3시45분과 5시25분 두차례에 걸쳐 전화로 회담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켐핀스키호텔 입구의 태극기 게양을 괜찮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북측에서 곤란하다고 답변해 부득이 회담장소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양수석대표는 “북측이 첫 회담 때도 호텔입구의 태극기를 내려줄 것을 요청한 바 있기 때문에 2차 회담에서 다시 이를 문제삼을 것이 우려돼 사전점검 차원에서 북측의 의사를 타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이날 첫 전화접촉에서는 분명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두번째 전화접촉에서 “호텔입구에 태극기가 있으면 들어가기 곤란하다”며 이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측은 태극기를 내릴 수는 없다고 밝히고 대안으로 북한의 인공기를 함께 게양할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여기는 유엔이 아니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양수석대표는 전했다.

한국측은 이에 따라 남북 어느 쪽의 국기도 게양되지 않은 차이나월드호텔로 회담장을 급히 옮기기로 했다.

한편 양수석대표는 26일 회담에서는 북한이 금강산관광객의 신변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민영미(閔泳美)씨 억류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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