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는 16일 미 ABC방송 ‘20/20’프로그램에 방영된 회견에서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섹스 스캔들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자신은 클린턴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은 고어가 2000년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이었다.
고어는 이어 “클린턴은 대통령의 권위를 위태롭게 했으며 특히 자녀를 둔 아버지의 입장에서 클린턴과 르윈스키와의 관계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클린턴이 섹스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에게 여러 차례 거짓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고어의 공개적인 비난에 대해 클린턴은 ‘배은망덕하고 불충(不忠)한 행위’로 여기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클린턴을 특히 분노하게 만든 것은 고어의 이같은 차별화 전략이 유권자에게 먹혀들어 좋은 반응을 얻자 고어 측근들이 흐뭇해하고 있는 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하지만 고어를 돕기 위한 선거운동 차원에서 클린턴이 일부러 화가 난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