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관대첩비 반환추진위원회(위원장 이승호·李承虎한일문화재교류위원회 집행위원장)’는 27일 “2년간의 노력 끝에 올해초 일본 황실로부터 북관대첩비의 반환 동의를 얻어냈다. 7월20일 부산항에 도착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북관대첩비를 8월20일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측에 인도한다는 계획 아래 이를 정부측과 협의 중이다. 위원회는 북측 인도를 위해 가이 토졸리 세계무역센터협회총재의 중개로 북한의 이형철(李亨哲) 유엔전권대사로부터 북한이 인수하겠다는 서한을 6월초 받았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함경북도 길주지역에서 조선의병이 일본군에 거둔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100여년이 지난 후인 숙종 때 세운 승전비로, 1905년 일본군 제2예비사단의 이케다 마시스케(池田正介)여단장이 일본으로 강탈해갔다. 이 대첩비는 당시 전황 등을 담고 있어 임진왜란사 연구의 중요자료로 평가된다.
일본이 한국에 되돌려 준 문화재는 95년 경복궁 자선당 건물과 96년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등의전적류등에불과해 이번 북관대첩비반환의의미는 크다.
97년부터 북관대첩비 반환 운동을벌여온이 위원회는 “올 1월8일조선의마지막 황세손 이구(李玖)씨가 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으로부터북관대첩비 반환동의를얻어냈고 1월24일 문건으로약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북관대첩비 반환에 대한 답례로 이위원장 소장의 일본황실 문화재를 일본측에 기증할 예정.
위원회는 7월17일 도쿄에서 천황과 이구씨 토졸리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기념식을 갖고 북관대첩비를 특수 제작한 선박에 실어 20일 부산에 도착시킬 계획이다.
이위원장은 “토졸리총재는 올해초 북한을 방문해 북관대첩비를 받아들이겠다는 북한측의 동의를 받았으며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북관대첩비가 판문점을 통과할 때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병사들이 호위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토졸리와 이형철북한대사가 주고받은 문건을 공개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북관대첩비의 국내 반환을 확인하면서 “이형철북한대사의 문건에 북한 반입 일시 등 구체적인 내용이 기록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으나 7월말 경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