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기함 201년만에 「햇빛」…지중해서 인양

  • 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8분


201년간 바다 깊숙이 잠자고 있던 18세기 나폴레옹 함대가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1798년 8월1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부근 아부키르만에 있던 프랑스 함대 14척은 호레이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함대의 공격을 받고 대패해 이중 12척이 바다에 가라앉았다. 프랑스 고고학자 프랑크 고디오가 이끄는 18명의 발굴팀은 29일 화려한 기념식과 함께 ‘나일강 전투’ 현장에서 인양한 이들 프랑스 함선의 잔해를 공개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나폴레옹함대의 기함(旗艦) 오리엔트호로 120문의 포를 갖추고 있었으며 함대사령관이 전투를 지휘했던 배다.

나일강 전투에서 패배한 나폴레옹은 아시아 진출의 야욕을 접어야 했으며 영국은 최강의 해군력을 자랑하며 지중해 통제권을 손에 넣게 된다.

오리엔트호는 영국군과 밤새 계속된 전투 끝에 두 번의 폭발과 함께 침몰했었다.

발굴팀에 따르면 전체 길이가 65m에 이르는 오리엔트호의 가운데 부분은 파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역사가들은 오리엔트호에서 찾아낸 함대 배치도를 통해 당시 전투 상황과 패전요인 등을 상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리엔트호에서는 각종 금은 보화와 당대의 생활상을 짐작케 해주는 식기, 항해지도, 의료기구 등이 발견됐다. 발굴팀은 27일 오리엔트호에서 인양한 금화 등 일부 유물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넬슨제독의 6대 손녀인 안나 트라이드(69)와 나폴레옹의 방계 6대손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비즈(63)가 참석, ‘화해의 악수’를 나누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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