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매체들은 29일 뉴욕에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 온두라스에서 뉴욕까지 5123㎞를 38일간 혼자서 여행했다는 에드윈 다니엘 사비욘의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이 전한 에드윈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에드윈은 작년 말 온두라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로 어머니 할아버지 형을 잃었다. 남은 가족이라곤 뉴욕에 살고 있는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버지뿐.
그는 5월말 아버지로부터 편지와 함께 200달러(약 23만원)을 받았다. 편지내용은 6월25∼27일 뉴욕 라가르디아 공항 입구에서 만나자는 것. 5월22일 얹혀 살던 친구집을 떠난 에드윈은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며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지날 때는 그의 슬픈 사연에 감동한 밀수꾼이 공짜로 그를 밀입국시켜주기도 했다.6월28일 천신만고 끝에 뉴욕에 도착한 에드윈은 약속 장소에 갔으나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에드윈은 경찰서를 찾아갔고 경찰을 통해 그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사연을 보고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그를 돕겠다고 나섰으며 “만약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으면 에드윈을 양자로 삼겠다”는 경찰도 나왔다.
그러나 하루만에 에드윈의 사연은 대부분 꾸며낸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의 추적결과 에드윈의 아버지는 에드윈과 함께 마이애미에 살다 작년말 에이즈로 숨졌으며 어머니와 할머니는 온두라스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드윈은 아버지가 숨지자 온두라스로 돌아가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5월22일 할머니 몰래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에드윈의 할머니는 AP통신기자에게 “손자가 미국에서 살고 싶어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