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파키스탄 카슈미르분쟁 대화로 풀리나?

  • 입력 1999년 7월 4일 19시 48분


핵 보유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두 달 가까이 계속해온 카슈미르 분쟁이 분수령을 맞았다. 전면전의 가능성을 우려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긴급 중재 노력에 나선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3일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총리에게 각각 전화를 건 데 이어 4일에는 샤리프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회동에서 미국은 파키스탄에 경제지원을 약속하며 조속히 분쟁지역에서 철군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개입으로 핵전면전의 위기는 일단 넘겼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7주간의 충돌로 양국에서 발생한 희생자는 71년 양국간 전면전 때와 비슷한 700명에 이르러 감정의 골도 깊다.

한반도 크기만한 카슈미르(22만3000㎢)지역의 서북부 40%는 파키스탄에, 나머지 동남부는 인도령이다.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주의 인구는 900만명으로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지역이다. 60%가 이슬람교도다. 파키스탄령은 인구 300만명으로 파키스탄 말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드’ 카슈미르라고 불린다. 카슈미르지역 중 4만2000㎢는 중국령이다.현재 최대 격전지는 인도의 보급로인 스리나가르―레이 고속도로를 굽어볼 수 있는 해발 5000m의 전략요충인 타이거 힐스.

인도는 파키스탄의 지원 아래 이곳을 점령한 이슬람 게릴라를 격퇴하기 위해 2일과 3일 전투기와 대포를 동원해 교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가했다. 산악전투에 능한 특수부대 3000명도 투입했다. 인도측은 타이거 힐스를 점령하고 있는 게릴라 700여명 중 80%는 양국의 휴전선에 해당하는 통제선(LOC)을 넘은 파키스탄 정규군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주변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영국 등도 파키스탄을 비판한다. 힌두교 민족주의를 표방해온 인도 바지파이 내각이 불신임을 당하자 그 틈을 노려 침공했다고 본다. 경제제재로 경제난에 빠지자 내부 불만을 돌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최근 전통적 우방인 중국을 방문했으나 중국은 중립적 태도를 보임으로써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국제정세 때문에 파키스탄이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1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분쟁 일지◆

△47년〓인도와 파키스탄, 영연방에서 독립. 카슈미르, 인도에 편입

△47∼48년〓1차 카슈미르 전쟁

△49년〓정전협정. 카슈미르는 인도령 파키스탄령으로 분리됨

△62∼63년〓카슈미르 일부 중국령으로 편입됨

△65년〓2차 카슈미르 전쟁

△71∼72년〓방글라데시 독립문제로 전쟁

△89년〓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이슬람 게릴라 무장봉기

△98년〓양국 핵실험 경쟁

△99년 5월〓인도, 카슈미르 게릴라에 공습 개시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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