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와 T 한글자만 빼놓고 똑같지 않으냐.’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이 미국에서 상표권 침해 문제로 다투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미국에 설립한 이머신즈사(대표 스티븐 더커)는 9일 미국 퓨처파워사(대표 존 킴·한국명 김덕중)가 9월부터 시판할 예정인 중가형 PC ‘E―POWER’가 자사의 인기PC ‘e―Tower’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문제가 된 이파워는 대우통신이 전량 생산해 퓨처파워사에 납품하는 모니터―본체 일체형 PC. 퓨처파워사는 대우통신의 협력업체이고 이머신즈는 삼보컴퓨터가 실질적 주인(지분 51%)인 회사여서 결국 삼보와 대우가 미국 업체들을 사이에 끼고 대리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삼보 관계자는 “이타워는 지난해 10월 미국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후 현재까지 100만대가 팔려나가 이머신즈사를 컴팩 HP IBM 등에 이어 미국 PC소매시장의 4번째 메이커로 발돋움하게 한 대히트작”이라면서 “한 글자만 다르게 이름을 붙인 것은 이타워의 높은 인지도를 이용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이머신즈사가 저가인 이타워의 후속모델을 중급 가격으로 끌어올리려는 상황에서 같은 중급가격대 PC의 이름이 비슷할 경우 적지않은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통신과 퓨처파워사의 입장은 다르다. 이타워는 저가형 데스크톱PC인 반면 이파워는 중급형 일체형PC여서 직접적인 시장경쟁을 벌이지 않으며 이파워의 파워는 동급 제품에 비해 강력하다(powerful)는 의미라는 것.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