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언론전쟁의 계기는 독일의 베를린 천도. 영국 신문들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일부 영국신문은 베를린 천도가 유럽의 지배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나치의 유령을 부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독일 언론은 영국이 대영제국에 뿌리를 둔 극단적인 외국인 혐오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들의 공방은 양국 총리의 자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실린 A A 질의 칼럼을 계기로 더욱 심각해졌다. 질은 “위대한 독일의 건설은 유럽역사에 어떤 정치적 사건보다도 가혹한 불행과 재난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칼럼을 읽은 런던주재 독일대사가 발끈해 선데이타임스 편집장에게 “게르만민족에 대한 혐오를 여과없이 드러낸 이 칼럼은 양국관계를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편지를 보냈다.
독일의 디 벨트지도 “문제의 칼럼은 선동적 저널리즘과 영국인들의 타고난 편협성의 산물”이라며 비난대열에 합세했다.
영국 언론의 반(反)게르만적 성향은 유태인인 루퍼트 머독 소유의 신문들에 특히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월 타블로이드판 신문 선은 단일통화 지지자라는 이유로 독일의 오스카 라퐁텐 전 재무장관을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