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갈등]95년 최악 군사위기와는 상당한 차이

  • 입력 1999년 7월 21일 19시 33분


중국과 대만의 최근 관계는 최악의 군사 위기를 맞았던 95∼96년의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시 중국은 대규모 군사훈련과 미사일 발사훈련 등 가시적인 군사위협을 가했으며 대만도 군사훈련으로 맞대응했다. 미국은 대만에 전함을 파견하는 등 직접 개입했다. 아직 ‘말’단계에 있는 이번 사태와 크게 다르다.

95년 위기는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미국 방문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리총통이 대만의 국제적 지위와 독립을 획득하기 위해 방미를 강행했다고 보고 무력 시위에 나섰다.

중국은 95년 7,8월 두차례에 걸쳐 대만을 ‘1차 목표물’로 삼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양측은 연말까지 간헐적으로 군사훈련을 계속했다.

위기는 96년 3월23일 대만의 첫 총통 직접 선거를 앞두고 최고조에 이르렀다. 중국은 3차례에 걸친 군사훈련에서 해군과 공군의 합동 실탄훈련, 육군 해군 공군의 합동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항공모함 인디펜던트호와 니미츠호를 대만해협 인근에 급파하기에 이르렀다.

대만 총통선거가 끝나고 중국이 3차 군사훈련을 마치면서 양안위기는 수그러들었다.

결국 96년 중국의 무력위협은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에서 독립 주장이 세를 얻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고 리총통의 연임도 방해하자는 의도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리총통이 9일 독일의 도이체 벨레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론’을 거론한 것은 △대만문제의 국제화 △내년3월 총선승리 △내년5월 자신의 퇴임이후 영향력 유지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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