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 추종자들은 4월25일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거주하는 베이징(北京)의 중난하이(中南海)부근에 1만여명이 비밀리에 모여 구속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해 당국을 놀라게했다. 이 시위는 89년 톈안(天安)문 사태 이후 최대규모였다.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는 당원과 간부들도 있었으나 당국에 아무런 사전제보가 없었던 것도 파룬궁의 조직력과 결속력을 입증했다.
특히 창시자 리훙즈(李洪志)가 베이징에 잠입해 중난하이 시위를 조종한 사실이 밝혀지자 중국당국은 크게 긴장, 이번에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리훙즈를 비롯한 파룬궁 지도부가 해외에 있다는 점도 중국당국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파룬궁 집단이 외국의 반중국세력에 조종돼 중국 내에서 반체제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왔다.
당국이 파룬궁을 불법화하자 관영 CCTV는 파룬궁의 폐해를 부각시키고 리훙즈의 정체를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방영하고 있다. 그러나 파룬궁이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추종자들 사이에서는 ‘신선이 된다’며 자살하거나 ‘부모가 마귀로 보인다’며 살해하는 등 광신적인 신도들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당국과 파룬궁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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