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육해공 자위대를 통괄하는 방위청 통합막료회의(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11월에 세운 작전 시나리오는 이렇다. 일본 열도의 서쪽 바다(동해)에 있는 ‘어떤 섬’이 적국에 점령됐다고 가정하고 대규모 육해공 자위대를 투입해 이 섬을 탈환한다는 것.
그러나 동해에는 연습을 할 만한 섬이 없어 자위대는 태평양에 있는 이오(硫黃·유황)섬을 연습장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연습을 눈 앞에 두고 방위청 안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이 훈련이 한국과 중국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어떤 섬’이 한국의 독도나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자위대는 훈련규모를 줄였다.탈환작전을‘탈환후 상륙작전’으로 바꿔 대항부대나 전차동원을 생략했다.이런 결정에는 이오섬이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2만여명이 옥쇄한 곳이어서 유족이나 주민들을 덜 자극하리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호위함이 잠수함을 공격하고 F4 전투기가 방공전을 펼치는 등의 훈련은 이오섬에서 예정대로 실시됐다.
통합막료회의의 한 전직간부는 “센카쿠의 방어를 고려하면 육해공 자위대의 연합상륙훈련은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문제의 훈련이 독도나 센카쿠를 상정한 것이라고도, 아니라고도 보기 어렵게 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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