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했던 내정은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다. 외교는 할 말을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추락하던 경제도 부분적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각 지지도는 40%(일부 기관 조사 50%)를 훌쩍 넘어섰다.
그는 ‘진공(眞空)총리’라는 새 별명도 얻었다. 이번에는 ‘뭐든지 소화하고 수용한다’는 좋은 뜻이다. 9월21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그가 재선되리라는 것은 거의 상식처럼 돼있다.
▽국내정치〓1월 자유당과 연립한 뒤 최근 공명당까지 끌어들여 안정의석을 확보했다. 그 여세로 신(新)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법안 헌법조사회설치법안 통신도청법안 조직범죄대책법안 중앙성청(省廳)개혁법안 국기국가법안 등 굵직한 법안들을 속속 통과시키고 있다. 패전후 논의조차 금기시돼온 법안들이다.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 정보수집위성도입 등으로 방위력증강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 유사법제 정비에 착수할 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외교〓지난해 10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과거사문제’를 매듭지었다. 지난해 11월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과거사 사죄’요구로 벌어졌던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러시아와는 2000년까지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노력중이다. 미사일발사로 야기된 북한과의 긴장관계가 오부치정권의 아킬레스건이다.
▽경제〓지난해 10월 금융회생 관련법안을 통과시켜 일본장기신용은행 일본채권신용은행 등 부실은행을 일시 국유화했다. 1만3000엔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7월들어 1만8000엔대를 회복했다. 1·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前)분기보다 1.9% 늘었다. 문제는 2차대전후 최악이라는 4.6%의 실업률.
▽과제〓대북 국교정상화 교섭재개를 위한 여건조성, 공명당과의 연립에 반발하는 자유당 끌어안기, 증가일로의 재정적자 해소책, 소비세인상여부, 내년 4월 시작되는 개호(介護)보험의 성공여부가 주된 과제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