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는 최근 미 기업들이 새크라멘토경찰 등 실리콘밸리 인근 경찰에 연간 수십만달러의 보조금과 첨단 수사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휴렛 팩커드는 수사관들이 실리콘밸리로 출장갈 때는 반드시 회사제트기를 내주며 이들의 숙식비도 제공한다. 인텔은 오리건주 경찰에 연간 10만달러를, 모토로라 등 몇몇 업체들은 텍사스주 오스틴 경찰에 수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97년 로스앤젤레스경찰에 20만달러어치의 첨단 장비를 기부했다. 경찰에 대한 기업의 직접기부가 금지된 텍사스주에서는 기업들이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이를 통해 경찰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업체들은 경찰에 자체적으로 수집한 사이버 범죄에 관한 정보도 전해준다. MS는 자체 조사요원으로 고용한 전직경찰관 200명과 외부의 사설탐정을 동원해 불법복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업체들은 작년 한해 동안 사이버 범죄로 30억달러(약3조60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는 등 피해가 늘어나자 경찰과의 합동작전에 나섰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의 경찰 지원에 대한 반대도 만만찮다. 반대론자들은 “기업이 돈으로 공권력을 매수했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경찰은 “기업의 자금 및 장비지원이 없으면 첨단 수사장비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사이버 범죄수사가 성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