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일본의 ‘회색빛 미래’는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고 생산성이 낮아지는 데서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의 막대한 재정이 전망없는 산업과 지역 등에 낭비돼 총체적인 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노동 인구는 95년을 정점으로 이미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체인구(현재 1억2600만명)는 고령층의 증가로 2007년까지 상승하지만 이후 곧바로 떨어져서 2050년에 1억명, 2100년에는 670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노동인구의 하락폭은 더욱 커 향후 50년 동안 지금보다 40%가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학자 모리구치 지카시 박사는 “인도 중국과는 달리 일본 근로자는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인구 감소는 곧 국내총생산(GDP)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며 “2050년에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이 현재의 3분의 1로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독특한 국민성 때문에 적극적인 이민수용 정책이나 과감한 경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 소니 등 대기업들은 내수보다 해외시장 확대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산하 일본경제기업연구소 휴 패트릭 소장은 “결국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이류(二流)의 영향력(middling power)을 갖는 국가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 남서부 고토열도의 아카(赤)섬이 일본의 미래를 보여줄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10여년 전 300명의 주민이 살던 이 섬은 이제 5명만 남은 사실상의 무인도. 그런데도 주민 5명을 위해 정부는 250만달러를 들여 항구 확장과 새 방파제 건설을 진행 중이다.
인근 오섬(주민 70명)에 하루 두번 정기여객선을 띄우는 데 쓰이는 돈도 매년 49만달러. 더욱 놀라운 것은 엄청난 돈을 투자해 이 섬과 아카섬을 잇는 복선의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후 40년 동안 구미(歐美)를 앞지른 일본의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TFP)이 이제 미국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0.5% 수준을 밑도는 데는 정부의 무모한 재정지출도 큰 원인이 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