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파나마운하 입출구 운영…美 『앞마당 내준 격』

“중국이 파나마운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00년 1월1일 미국이 파나마운하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중국이 운하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미 워싱턴타임스지는 13일 공화당내에서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렌트 로트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12일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에게 “미국은 앞으로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중국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로트가 걱정하는 까닭은 홍콩의 재벌기업인 리자청(李嘉誠)이 이끄는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 그룹이 97년 파나마정부로부터 25∼50년간 운하 양쪽 입구에 있는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의 운영권을 넘겨 받았기 때문. 로트는 리자청이 중국정부 및 인민해방군의 고위층과 가까운 인물이어서 두 항구가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악의 경우 중국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운하를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로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파나마운영위원회는 “77년 미국과 파나마가 맺은 조약에 따라 운하의 중립적 운영이 보장되지 않으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이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