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미국 추종 경향에 대해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신랄히 비판한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인 학자가 공개적으로 일본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로버트 파우저 일본 구마모토가쿠엔대 경제학부교수는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 주최로 열린 ‘외국인이 본 일본 개혁과 한국에의 교훈’ 토론회에서 “일본의 경제개혁은 실패했으며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저교수는 “개방에 대한 공포심, 노동력 감소, 인구 노령화, 낮은 생산성, 비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등 일본은 변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 “한국은 일본이 실질적으로 변할 때까지 나름대로 개방정책과 시장경제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8년부터 6년간 고려대 객원교수를 지내 한국과 일본의 사정에 정통한 파우저교수는 “일본 스스로가 더욱 개방되고 민주화된 사회로 변하기까지 자유시장이 작동하기 어려워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할 경우 일본만 유리하다”면서 “한국은 일본의 자유무역협정 제안에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