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5일째인 21일 터키 서부 얄로바 인근 해변도시 유크셀에서는 95세의 할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현장에 있던 오스트리아 구조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95세의 할머니가 물 한모금 없이 120시간 가까이 버틴 것은 기적”이라며 놀라워 했다. 건물더미에 깔려 있었던 이 할머니는 탈진한 상태지만 별다른 외상조차 없었다.
일반적으로 붕괴된 건물 더미에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약 72시간. 전문가들은 “지금 터키처럼 기온이 30도를 넘는 환경에서는 탈수증세로 48시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90%에 가깝다”며 120시간이 지났는데도 생존자가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95년 삼풍백화점 붕괴때는 17일(377시간)만에 구조되기도 했으나 그때는 물이 있었다.
21일 골주크에서도 일크누르(19)와 오즈누르(10)자매가 116시간만에 구조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어른들이 숨진 가운데서도 신생아와 유아가 말짱한 모습으로 구출돼 화제를 모았다.
20일 얄로바에서는 생후 8개월된 여자아이가 아파트 더미에서 구출됐다. 19일에는 골주크에서 태어난지 보름된 신생아가 50시간만에 구조됐다. 18일에는 아다파자리에서 생후 12일의 여자아이가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채 구출됐다.
많은 생환자들은 심한 불안감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나 일부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골주크의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50여시간만에 구출된 한 남자는 구조대원에게 “당신이 내 소파를 망가뜨렸다”고 농담해 주변을 웃겼다. 구조대원은 소파를 톱으로 자르고 이 남자를 구해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