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두 정상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중앙아시아 3개국을 포함한 5개국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중―러 정상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이날 중―러 정상은 미국의 패권주의와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구축 등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은 미국 일극(一極)체제의 탈피를 뜻한다.
장주석은 24일 비슈케크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에는 제2차 대전 이후 확립된 국제법을 위반하는 정반대의 역류현상이 만연해 있다”며 “주권보다 인권을 더 존중한다는 명분 아래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과 유럽의 ‘신개입주의’는 타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대통령은 비슈케크 도착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내 친서방세력을 겨냥해 “나는 지금 싸울 태세가 돼 있다”며 “특히 서구지향적인 자들과 싸움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러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5개국 정상회담은 군사적 신뢰구축 등을 다짐한 ‘비슈케크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중―러 정상과 에모말리 라흐마노프 타지키스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아스카르 아카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은 접경지역의 군병력을 감축하고 군사적 신뢰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대규모 공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상호 경제교류를 활성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5개국 정상회담은 96년4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열려왔으며 올해로 4번째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