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티모르 주민투표]누가 이기든 유혈충돌 후유증 우려

  • 입력 1999년 8월 29일 18시 45분


동티모르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동티모르 독립파와 자치파가 서로 승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외신들은 대부분 자치파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독립파는 압승을 예견하지만 전문가들은 간발의 차로 독립파가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 결과가 독립 쪽으로 나타날 경우 인도네시아는 주둔군을 완전히 철수시키는 등 동티모르 독립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위란토 인도네시아국방장관은 치안부재 등을 고려, 한꺼번에 철수하는 대신 3∼6개월동안 단계적으로 주둔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동티모르에 주둔중인 인도네시아군은 1만2000∼1만5000명, 경찰은 8000명 가량이다.

주민과반수가자치를지지하면 인도네시아가 외교 국방 통화 및 경제정책을집행하며나머지분야만 동티모르가 자율권을 갖는다. 또 석유자원등의개발,시추작업은 인도네시아와 동등한 권리를 갖고 공동추진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어느 쪽으로 결정나든지 독립파와 자치파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독립에 반대하는 민병대는 “독립으로 결정날 경우 동티모르를 피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는 반면 독립파는 “자치로 결정될 경우 발리에서 무력투쟁을 통해 동티모르 문제를 부각시키겠다”고 맞서고 있다.현재 동티모르의 상황은 24년 전 상황과 흡사하다. 75년까지 동티모르를 식민 통치해 온 포르투갈이 철수하자 동티모르는 ‘힘의 공백’ 상태에 빠졌다.

당시 동티모르는 △동티모르의 즉각적 독립을 주장하는 강경 독립파 △경제적 자립이 가능할 때까지 포르투갈내에서 일정한 자치권을 확보하자는 온건 독립파 △이웃 인도네시아와 합병을 주장하는 친인도네시아파 등 3개 파로 갈려 무력 갈등을 빚었다. 인도네시아군부는 이 틈을 노려 강제 점령했다.

전문가들은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75년 당시와 같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동티모르티모르섬 동쪽 지역으로 석유자원이 풍부하다. 주민 80만명 대부분은 가톨릭교도. 15세기이후 티모르섬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아왔다. 그후 네덜란드 세력에 밀려나면서 포르투갈은 동티모르를, 서티모르는 네덜란드가 식민통치를 해왔다. 인도네시아는 75년 동티모르를 무력으로 점령했으며 76년에는 인도네시아 연방의 27번째 주(州)로 일방적으로 선포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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