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티모르 주민투표]"유권자 51% 45만명 등록"

  • 입력 1999년 8월 29일 19시 32분


동티모르 독립투표는 유엔 선거감시단이 주관한다. 한국의 손봉숙(孫鳳淑·55·중앙선거관리위원)씨 등 3명의 선거관리위원이 최고감독자. 3명의 위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아시아 대표인 손씨는 7월13일 동티모르에 도착했다. 29일 손씨로부터 투표직전까지의 현지상황과 투개표절차 등에 관해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주민들이 투표에 어느 정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나.

“투표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무척 높다. 45만명의 유권자가 등록했다는 사실이 높은 관심을 입증한다. 80만명의 주민 중 외지인을 뺀 순수 동티모르인은 65만∼70만명정도로 추정된다. 교통수단이 열악해 보통 두 시간씩 걸어서 유권자 등록소에 와 몇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다. 유엔측에서 사람이 많으니 내일 오라고 얘기해도 ‘상관없다. 즐겁게 기다린다’며 하루종일 서있는 사람도 많았다.”

―그간 어떤 일을 했나.

“200개 유권자 등록소 중 50군데를 직접 돌아봤다. 헬기를 타고 산간 지역에도 다녀왔다. 유권자 등록에 문제가 있었는지 주민에게 확인했다. 인도네시아 군 책임자를 비롯해 독립파 지도자, 자치파 대표 등도 만나 투표가 평화적으로 치러지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투개표는 어떻게 하나.

“해외 20곳을 포함해 875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실시된다. 해외 투표결과는 현지에서 개표해 유엔에 통보된다. 동티모르내 투표함은 주도인 딜리로 옮겨져 개표된다. 도착할 때까지 최소 이틀은 걸릴 것 같다. 개표는 하루면 충분하다.”

―투표 관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의 지난 시절과 비교가 됐다. 우리도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해방후 유엔감시하에서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애정이 많이 가고 감동을 느낄 때가 많았다. 업무의 성격상 소감을 충분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보고 들으며 느낀 점이 많아 일기에 기록하고 있다.”

손씨는 다른 2명의 선거관리위원과 함께 투표율, 특정지역에서 몰표가 나왔는지 여부, 치안상태 등을 종합해 자유로운 투표였는지를 판단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자카르타〓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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