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교 한국어교육 현주소]고교생 0.09%만 “가갸거겨”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46분


현재 한국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고교생은 71만7000여명, 대학의 일본어관련 학과 정원은 4100여명. 일본어 붐이라고 부를 만하다.

반면 일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최근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극히 적다.

최근 재단법인 국제문화포럼이 97,98년에 걸쳐 조사한 ‘일본 고교의 한국어 교육실태’에 따르면 3월 현재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과거에 실시했던 학교, 계획하고 있는 고교는 전국 165개교로 전체 고교의 3%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은 3929명(97년 통계, 전체 고교생의 0.09%).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로는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에 이어 4번째.

강좌이름은 ‘한글’‘한국어’‘조선어’‘한국조선어’ 등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한글’이나 ‘한국어’란 명칭이 늘고 있다. 84년 시작한 NHK방송의 ‘한글강좌’와 88년 서울올림픽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어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80년대 후반.

이수 형태는 자유선택(53.2%)이 대부분. 학습기간은 1년(52.7%), 공부시간은 1주일에 1시간씩 가르치는 곳이 가장 많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간사이(關西)지방에 몰려 있다. 학생수는 한국어강좌를 열고 있는 학교의 과반수가 20명 이하. 11∼20명인 학교가 25.4%로 가장 많다.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교는 오이타(大分)현 요시칸(楊志館)고교의 464명.

한국어를담당하는 교사는 101명. 이 중 정규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교사는 37.3%며 나머지는 임시자격증이나 다른 외국어 자격증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수가 적어 한 학교에 1명의 한국어교사가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 중 44개교가 한국의 고교와 자매결연을 갖고 있다. 42개교는 한국으로 수행여행을 간다. 97년 한국으로 수행여행을 간 학생은 3만8769명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10배 정도였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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