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자존심 고급구두의 대명사 '발리' 美에 팔린다

  • 입력 1999년 8월 31일 19시 42분


고급 구두의 대명사인 스위스의 발리사가 미국의 부실기업 재생 전문업체에 넘어간다.

발리사의 모(母)그룹인 스위스 욀리콘―뷜레 그룹의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 퍼시픽 그룹이 발리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구체적인 인수자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문은 2억달러(약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욀리콘―뷜레는 작년 발리를 증권시장에 상장하려다 실패하자 매각결정을 내렸다.

1851년 창설된 발리는 고급 구두와 옷 액세서리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 전세계에 450개의판매망을갖고 있다. 100여년 이상 세계 최고급 구두를 생산하는 업체라는 유명세를 누려왔다. 회사측은 발리 구두가 착용감이 뛰어나 구두를 신은 채 장시간 서 있어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대신 가격이 비싸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발리 구두의 가격은 20만∼30만원대.

그러나 발리는 판매부진으로 작년에 적자를 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발리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지만 마케팅전략과 경영 잘못으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텍사스 퍼시픽 그룹은 파산직전에 몰린 업체를 회생시키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그룹은 얼마전 인수한 이탈리아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두카티를 올해 흑자로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그룹은 콘티넨탈항공 델몬트 베링거와인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지분 40억달러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텍사스 퍼시픽은 발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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