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FBI본부 압수수색…93년 웨이코사건 재조사

  • 입력 1999년 9월 2일 19시 25분


미국의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1일밤 워싱턴에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에 연방보안관을 보내 93년 텍사스주 웨이코 사건과 관련한 증거물을 압수하게 했다. FBI 본부에서 연방보안관이 증거물을 압수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특별한 ‘사건’이었다.

미 뉴욕타임스지는 2일 이번 사례는 FBI가 웨이코 사건관련 증거를 은폐해온 데 대해 리노장관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법무부와 FBI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압수된 증거물은 93년 웨이코에서 데이비드(다윗) 코레시가 이끄는 사교집단에 대한 무력해산작전이 시작되기 4시간 전 FBI 인질구출팀이 인화성 최루탄 가스사용을 요청, 현장에서 승인을 받는 내용을 기록한 오디오 테이프. 법무부와 FBI는 지금까지 인화성 최루탄 사용사실을 부인해오다 최근 이 사건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는 영화제작자가 인화성 최루탄이 사용된 사실을 밝혀내자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인화성 최루탄 사용여부가 중요한 것은 당시 불이 나 코레시와 신도 76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 FBI측은 당시 무력해산이 임박하자 코레시와 신도들이 방화하고 서로 총을 쏴 집단 자살한 것으로 발표했었다.

사건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리노장관은 1일 법무부와 FBI의 자체수사로는 수사의 공정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특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전직 공화당 상원의원과 형사사건 전담 변호사 등을 상대로 특별검사 인선에 들어갔다.공화당은 리노장관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5인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하원 정부개혁 및 감시위원회는 이미 별도의 조사에 착수, 백악관과 FBI 등에 관련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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