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티모르 유혈확산 내전 위기…주민 2백명 학살

  • 입력 1999년 9월 6일 19시 38분


동티모르 주민투표에서 독립찬성표가 78.5%였다고 4일 발표된 이후 독립반대파 민병대의 주민학살과 방화 등 폭력행위가 사흘째 계속돼 6일까지 200여명이 숨졌다. 이에 독립지지파도 무장투쟁을 선언해 동티모르는 내전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이 치안확보에 실패한데다 유엔 동티모르 파견단(UNAMET)마저 6일 본부를 동티모르 딜리에서 호주 다윈으로 옮겨 동티모르 전역은 사실상 무정부상태에 빠져들었다.

딜리 국제공항과 항구 등에는 유혈사태를 피하려는 주민 수만명의 탈출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동티모르 주민의 25%인 20만명 가량이 주변 섬들로 피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병대는 5일 딜리 동남쪽 사메에서 독립지지 주민 100여명을 사살했다. 민병대는 딜리의 로마 가톨릭 주교관구 건물에도 총격과 방화를 자행해 25명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벨로 주교도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특사인 잠쉬드 마커는 6일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티모르 치안확보에 실패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동티모르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문제를 인도네시아 정부와 조속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강수진기자·외신종합연합〉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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