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서 꽃핀 한국의 仁術…의료봉사단 6명 진료마쳐

  • 입력 1999년 9월 6일 19시 38분


친러정권과 이슬람 반군 사이의 7년 내전을 겪으며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한방의 세계화와 인도주의 실천을 표방하고 있는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단장 권용주·權庸周) 소속 한의사와 간호사 등 6명이 이 나라의 치칼로프스카에서 지난달 30일부터 4일 동안 인술(仁術)을 펼쳤다.

인구 5만명의 치칼로프스카에는 대형 시립병원이 있지만 수십개의 낡은 건물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기능은 거의 마비 상태였다.

봉사단은 병원의 한 건물을 빌려 진료를 시작했다. 첫날 225명의 환자가 침을 맞고 약을 타가더니 소문이 퍼지면서 환자가 갈수록 몰려들었다. 나흘간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1370명.

60∼80대 노인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고혈압을 비롯한 순환기 질환과 안질환 피부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주류였다. 석회가 섞인 물을 먹고 따가운 햇볕에 오래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봉사단원 조연제(趙連濟·58)씨의 설명.

오랜만의 의료혜택을 받은 이들은 “스파시보(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꼭 다시 와달라”고 부탁했다.고려인 박 올리가할머니(87)는 “침을 맞으니 눈이 한결 밝아진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다른 80대 할머니는 “걷기가 훨씬 편해졌다”며 춤을 추었다.

이 나라에는 4000명 가량의 고려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빅토르한인회장(40)은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민족차별도 심해지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으로 고려인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봉사를 마친 단원들은 기금을 모아 지속적인 의료사업을 펼치기로 결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후원〓조병하(趙炳夏)극동제약회장 △참가 한의사〓조연제 양상은(梁尙殷) 강동철(姜銅澈) 권기록(權奇祿) 윤태득(尹泰得) △간호사〓전경아(田京兒)

〈치칼로프스카(타지키스탄)〓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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