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동티모르 파견단(UNAMET) 단장 아이언 마틴은 6일 “인도네시아 군이 독립반대 민병대의 테러행위에 가담하고 있다”며 “이들 민병대가 주민들을 트럭 등에 싣고 소개(疏開)시키는 것은 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계획된 작전”이라고 말한 것으로 AFP통신이 전했다. UNAMET의 대변인 데이비드 윔허스트는 “주민투표 결과가 4일 발표된 이후 주민 1만5000여명이 이미 서티모르 등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
많은 목격자들도 독립반대 민병대가 동티모르 주도 딜리 등에서 약탈 방화 총격을 자행하는 현장에는 인도네시아 군이 있으나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AFP통신은 인도네시아 군부가 동티모르 주민투표에서 독립지지가 우세를 보일 경우를 대비해 대규모 주민학살과 소개 계획을 담은 ‘플랜 B’라는 작전을 세웠다고 서방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이 계획은 △상당수의 동티모르 주민을 서티모르로 강제이주시켜 동서 티모르의 연계를 끊는 방안 △동티모르 독립지지자들과 지식인들을 제거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동티모르 주재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단 등도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같은 작전은 △동서 티모르를 완전 분리시킨 뒤 동티모르를 황폐화시키고 △아치에 이리안자야 등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다른 지역들이 동티모르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