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식량지원땐 역효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되는 만큼 남북관계도 진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북―미 관계의 개선 때문에 남북관계는 또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견해가 정부 내에서도 교차한다.북한의 속셈을 정확히 헤아릴 수 없는 만큼 아직은 남북관계의 앞날을 단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일단 북한에 대규모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한국밖에 없으므로 북한이 남북대화를 외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통일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및 적성국 지정 해제 등은 실제로는 상징적인 효과밖에 없다”며 “북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납북 일본인 문제 등의 현안이 걸려있어 쉽사리 대규모 대북지원에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만 도움가능" 강조
그러나 한국 정부의 대북지원은 남북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 미 일과의 관계개선에만 치중하고 남북관계 개선은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미국을 통해 경제 식량난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구태여 한국에 아쉬운 소리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북한은 주민통제와 체제단속을 위해 대남관계에 있어 계속 적대적 상태를 유지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 일본과의 선택적인 관계개선을 통해선 북한이 기대하는 실리를 챙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방침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