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에서 3국 정상은 북―미 베를린회담에서 진전이 있다는 평가를 토대로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준비가 돼있음을 확인했다.
3국 정상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수립한 포괄적이고 통합된 대북정책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데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페리 미대북정책조정관이 북한과 논의한 구상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올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포용정책을 추진한다면 반드시 북한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대북포용정책을 그대로 유지해 가면서 북한이 변화하면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부치 일본총리는 “북한이 다시 일본상공을 통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정책을 지지, 재발사를 하지 않으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국 정상은 이와 함께 동티모르 유혈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법질서회복의 1차적 책임이 인도네시아정부에 있음을 재확인하는 한편 주민투표를 통해 표명된 주민들의 자유의사가 충분히 존중되도록 인도네시아 정부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숙소인 칼튼호텔에서 하기 볼키아 브루나이국왕, 고촉통(吳作棟)싱가포르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편 김대통령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제7차 APEC정상회의에 참석, ‘경제위기의 교훈 및 향후 경제정책과제’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APEC가 자유무역확대와 시장경제를 통해 회원국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경제개혁을 통한 위기극복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 더욱 강도높은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할 것임을 설명하면서 회원국들의 대한(對韓)투자유치 등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이번 정상회의의 의제는 △아시아 경제위기의 교훈 △APEC 10년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발전 방향 △APEC 이슈에 대한 이해와 지지향상 등이다.
특히 회의에서는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를 계기로 출범할 뉴라운드의 의제 및 협상 방향에 대한 APEC 차원의 메시지가 채택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12일 오후 칼튼호텔에서 열린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 참석, 이틀간의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환영식이 끝난 뒤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의 의제에 관한 브리핑을 들은 데 이어 APEC기업인 자문위원(ABAC)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김대통령 내외는 이날 저녁 오클랜드 시청에서 제니 시플리 뉴질랜드총리가 주최한 정상만찬에 참석했다.
〈오클랜드〓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