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4일 오전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 주재한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에 비춰볼 때 평화유지군 참여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실전투병력 파견은 신중해야 한다”며 ‘총론 찬성, 각론 반대’로 당 방침을 정리했다.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도 “동티모르 문제에 대한 아시아 국가의 대처방안이 엇갈리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파병 결정에 제동을 걸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과 원유공급문제 등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며 “실전투병력 대신 의무 및 수송부대, 아니면 병참 지원 등의 방법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주요당직자회의 직후 “아시아 국가들 대부분이 전투병력을 파견한다”는 선준영(宣晙英)외교통상부차관의 설명을 들은 뒤 “전투병력 파견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의무부대 등의 경호를 위한 전투병력 파견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초 강경론에서 한발 물러섰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국회동의를 받아야 하는 파병문제 대책을 세우기 위해 관련 상임위를 조속히 열기로 했다.
반면 국민회의는 동티모르 평화유지군 파견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며 야당측의 공세를 반박했다. 황소웅(黃昭雄)수석부대변인은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제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동티모르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인도네시아 하비비 대통령도 이미 평화유지군의 파견을 승인했으므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관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