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40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달러화에 대해 105엔대로 올라선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원대가 붕괴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일보다 0.70원 오른 1193.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하순 한때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달러당 1184.5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190원대로 올라선 뒤 일본과 미국금융시장의 엔화강세에도 불구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통상 국제 금융시장의 엔화강세(달러약세)가 국내에서 원화강세(달러가치 하락)로 이어져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
외환딜러들은 대우사태를 겪은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외화 유동성이 악화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여유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은행 심재길(沈在吉)외환거래팀장은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여신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신규매물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신금덕(辛金德)환은경제연구소 동향분석팀장은 “현재의 엔화강세는 일본경제 여건을 반영한 것이어서 한단계 건너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여지는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