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인도네시아군의 비밀정보기관인 SGI 지역사령관이 2월16일 동티모르 주도(州都) 딜리에서 민병대장 12명을 불러모아 살육을 지시했다고 전 민병대장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B J 하비비 인도네시아대통령은 2월 11일 동티모르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곤칼베스(54) 전 PPPI민병대장은 SGI 지역사령관 야흐야트 수드라자드 중령이 당시 “독립찬성파 지도자들은 물론 자식과 손자까지 몰살하라”고 명령했다고 폭로했다.
회동 직전 수드라자드 중령은 동티모르 주둔군사령관 토노 수라트만 대령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의 보고라인은 수라트만 사령관→아담 다이미리 장군(발리)→자키 안와르 장군(자카르타)으로 이어졌다.
회동에서는 5월1일 자정에 ‘작전’을 개시하기로 했으나 민병대들은 다음날부터 곳곳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성당이나 사제관으로 피신하자 아빌리오 소아레스 동티모르 주지사는 신부와 수녀도 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신자인 곤칼베스는 이를 거부하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자카르타를 거쳐 마카오로 달아나 인종청소 계획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