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호주의 역할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호주 주도의 다국적군이 원만하게 사태를 수습할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6일 호주가 동티모르 사태에 대해 인도네시아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며 호주와의 안보조약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파견 다국적군이 어떻게 구성되든 간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또 다국적군이 도착한 이후 동티모르의 치안을 책임질 수 없다고 밝혔다. 알리 알라타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다국적군이 동티모르에 도착하면 인도네시아군은 전투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후 치안은 다국적군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티모르의 독립지지세력도 호주를 불신하고 있다. 호아오 칼라스칼라오 티모르민족저항평의회 의장은 15일 “호주는 이미 3월경부터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인도네시아 군부가 민병대와 손 잡고 학살극을 벌일 것이라는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호주는 우리의 우려를 묵살했다”고 비난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