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도 16일 “지나친 엔화강세가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우려했다.
★100엔 붕괴 가능성에 긴장
그동안 일본정부는 엔화강세에 독자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은 최근까지도 “엔화강세는 일본 경기회복에 기인하므로 기본적으로 일본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15일 뉴욕과 런던에서 엔화가치가 한때 달러당 103엔대까지 치솟아 100엔 붕괴가능성까지 생기자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은 미일 협조개입 없이는 달러당 두자릿수 환율 진입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미(對美)협의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 통화당국은 25일 서방선진 7개국(G7)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엔화강세 및 달러약세 저지에 합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 이치카와 신이치(市川眞一)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미국이 협조개입할 가능성이 낮지만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미국이 방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달러당 100엔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일본통화당국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대장성재무관은 “시장개입과 추가금융완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정부에 대책촉구
일본재계도 “이런 엔화강세로는 수출경쟁력을 상실하므로 정부가 적극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환율을 달러당 115엔 내외로 상정해 연간계획을 수립한 일본재계는 엔화초강세로 환차손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울상이다.
일본증시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주식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지나친 엔화강세에 불안감을 느껴 16일 주식을 투매해 주가가 폭락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